등화관제(燈火管制)는 전시 등에 조명 사용을 제한하여 적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을 뜻하는 사자성어다. 일제는 광복이 있기 전까지 등화관제를 시행했는데, 故 이어령 선생은 생전 인터뷰에서 이와 관련하여 광복절에 대한 기억을 다음과 같이 남겼다.
1945년 8월 15일은 "폭격이 무서워 불조차 제대로 켜지 못했던 ‘등화관제’가 끝나고 환한 불빛 아래에서 비로소 책을 읽게 된 빛의 돌아옴이요, 일제강점기 태극기 대신 걸어놔야 했던 ‘일장기’가 하루아침에 ‘태극기’로 바뀐 날이다." '일장기'를 '태극기'로 바꾼 빛은 순국열사들에게 광복을 가져다주었다.
국가보훈부가 실시하고 있는 <처음 입는 광복> 캠페인이 그것이다. 순국열사는 해방 이전에 돌아가셨기 때문에 광복(光復)을 맞이하지 못했지만 이번 캠페인으로 광복(光服: 새롭고 빛나는 옷)을 입게 되었다. 수의(囚衣)를 입은 사진이 마지막으로 기록된 순국열사 87명은 광복을 입은 사진으로 새롭게 기록되었다. 광복을 입은 순국열사들의 모습은 국민들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올해 79주년을 맞은 광복절 당일에는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마라톤 대회가 열린다. <‘2024 모두의 해방, 광복RUN’>라는 슬로건 아래 마련된 이번 행사에서는 생존 애국지사 5명의 소장품을 함께 녹여 만든 기념 메달을 제작했다. 뿐만 아니라, 독립기념관에서는 어린이들이 즐기며 학습할 수 있는 증강현실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해당 프로그램을 체험하면서 아이들은 '무궁화'라는 이름을 가진 우주인과 함께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며 대한민국이 어떻게 독립을 쟁취했는지 배울 수 있다.
이처럼 어둠을 밀어내어 되찾은 빛은 우리 모두 각자의 손에 쥐어졌고, 그 빛을 비추는 일은 우리의 의무가 되었다. 국가보훈부의 올해 정책 슬로건은 '일상 속에 살아있는 보훈' 그리고 '모두의 보훈'이다. 되찾은 빛을 잃지 않도록 우리가 생활하는 일상에서 다같이 기억하는 노력을 계속 한다면 날마다 광복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매해 8월 15일은 빛의 돌아옴을 기억하는 날이요, 우리에게 주어진 빛을 환히 밝히는 날이다." <저작권자 ⓒ 경기평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