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의 잘못된 시정을 감시·견제하는데 시민단체와 지역언론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결국 시민이 부여한 실천적 권한을 가진 시의회의 역할과 기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기에 예산 심의에서도 시의원들은 올바른 능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돈이 없어 신규사업이나 사회SOC사업도 못하는 재정자립도 최하위 수준인 의정부시가 지난 추경예산에서 사업성 부족으로 평가받아 시의회 만장일치로 부결된 의정부역세권개발사업(UBC)의 용역비를 2025년 본예산에 또다시 편성해 통과시켜달라고 요구했다.
결론적으로 이는 46만 의정부시민의 권한을 위임받은 시의회의 엄중한 결정을 경시하여 편성된 것으로, 시의회에 송부된 예산은 다시 응당 전액 삭감되어야 마땅하다고 본다.
얼마 전 시의회가 이 개발사업에 대한 제반 문제점과 향후 미칠 파장 등을 숙고해 부결했을 터인데 잉크도 마르지 않아 또다시 피 같은 세금을 물경 8억원씩이나 편성했다니 기가 막힐 노릇 아닌가. 용역비만 8억원이 된다는 게 솔직히 1~2억원도 엄청난 금액인데 8억원은 도저히 납득도 안되는 큰 금액으로 세간에는 뭔가 우려 섞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많다.
또한 김동근 시장의 선거공약도 아닌데다 10년 이상 걸리는 장기사업으로 평가되는 이 프로젝트는 시장 재선을 위한 선전용 정책 아닌가 하는 비판적 시각도 있다.
하지만 더욱 염려되는 것은 미래에 감당해야 할 의정부공동체의 초대형 사업 리스크이고, 나아가 시 집행부가 46만 시민의 대변자인 시의회의 권위와 의사결정을 너무 경시하는 게 아닌가 하는 점이다.
항간에는 시장이 강력하게 추진하려는 이 사업의 예산 통과를 위해 시 집행부가 시의원들 특히 민주당 시의원들을 대상으로 물밑에서 맨투맨으로 설득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
당초 합리적으로 판단한 그 뜻과 의지가 결코 흔들리지 말기를 국민의힘 시의원들을 포함해 민주당 시의원들에게 반드시 권면하고 싶다.
왜 이렇게 김동근 시장은 선거공약도 아닌데 갑자기 올해 초부터 이 사업을 전가의 보도인양 밀어붙이고 있는 것일까? 이 사업의 본질은 부동산 민자개발사업이고 10년 이상 장기간 소요되며 리스크가 엄청 큰 사업인데 무슨 근거와 확신으로 밀어붙이는지 그 모습이 너무 무모하고 리스크하다.
한마디로 1조 수천억원이 들어간다는 엄청난 대규모 건설사업으로 분양도 잘되고 호텔이며 컨벤션센터, 사무공간과 청년주택이 다 잘되면 무슨 걱정을 하겠는가.
그러나 지금 우리를 둘러싼 사회·경제적 환경은 너무 예측하기 어렵고, 인구 감소는 전국적이며 의정부만 봐도 심히 우려되는 상황에서 혹여 이 사업의 예측이 빗나갈 경우 우리에게는 어쩌면 회복 불가능한 심대한 타격도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
실제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센터 133층짜리 랜드마크사업도 십여년간 추진되다가 얼마 전 오세훈 시장이 다시 살려보려고 했으나 결국 백지화하고 원점으로 돌린 바 있지 않은가.
의정부역전공원은 분명 비효율적이다. 공원을 경제적 관점에서 볼 때는 생산적이지 못하니 그리 생각될 수 있으나 우리 선배들은 미군기지를 평화근린공원으로 만들기 위해 정치권과 시민단체, 상가연합회 심지어 종교단체 등도 발 벗고 나서 시민의 휴식공간을 만들었다. 또한 안중근 동상과 위안부 소녀상, 베를린평화기념비 등 의정부시 역사가 보존되고 숨 쉬는 공간으로 거듭나게 만들지 않았는가.
물론 시 집행부의 홍보와 설득으로 이 개발사업에 찬성하는 시민들이 있을 수 있고, 그분들의 견해는 반드시 존중받아야 한다. 허나 분명한 것은 시 집행부가 교외선 관내 역사설치, GTX-C노선 의정부구간 지하화사업 추진 용역비 등 신규사업으로 써야 할 예산은 뒤로 하고, 직전 추경에 부결된 예산 8억원을 또다시 거리낌 없이 편성해 시의회로 넘겼다는 것이며 시의회는 예산안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2025년 예산안 심의가 도래했다! 이제 시의회의 시간이다! 시의회의 예산 심의와 의결, 정책결정은 내년은 물론 미래와 다음 세대에 엄청난 영향과 결과를 초래한다. 과거 경전철이 그랬고, 7호선 연장 추진 시 의정부에는 민락역도 없이 그것도 단선으로 탑석역만 찍고 양주로 가는 용역예산 정책결정 과정도 그랬다.
부디 현재 13명의 시의원들은 정책을 결정함에 있어 자기 이익과 당리당략에 무관하게 시민들과 미래세대만을 위해 소신껏 일해 주길 바라며, 퇴임 후 먼 훗날 결코 후회하지 않을 현명한 선택과 의사결정을 하길 한 시민으로서 노심초사 기원한다. <저작권자 ⓒ 경기평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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